[헤럴드신문 = 노승언 기자] 국회농림해양수산위원회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통합시 담양·함평·영광·장성)은 16일 농협 국정감사에서 “농협이 신용·경제사업을 분리(신경분리)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출범 당시 내건 ‘팔아주는 농협’은 여전히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1·2차 경제사업활성화 계획이 모두 끝났는데도 2차 계획의 핵심 목표는 1차와 같은 숫자에 머물렀고, 투자 규모는 10분의 1로 줄었다”며 경제사업활성화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짜라고 주문했다.
농협은 2012년 3월 ‘1중앙회–2지주(경제지주·금융지주)’ 체제로 개편하면서, 금융 부문 수익으로 경제사업을 키워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팔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1차 계획(’12~’20)에 3조 136억 원, 2차 계획(’21~’25)에 2,968억 원을 집행했다.
농협은 2012년 9월 1차 계획을 세우며 산지조합 농축산물 출하물량의 50% 이상을 중앙회가 직접 책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차 계획이 끝난 2025년 농업경제(원예+양곡) 책임판매 비중은 44.9%로, 14년이 지나도록 50%에 이르지 못했다.
원예는 40.3%에 그쳤다. 그럼에도 경제지주는 2025년 목표(43.5%) 대비 “책임판매 103.2% 달성”이라고 평가했다. 원예의 2025년 목표가 39.5%로 처음부터 50%에 한참 못 미치게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양곡 책임판매 목표는 2022년부터 4년 내내 59.5%로 고정됐다. 2023년 62.8%를 달성한 뒤에도 목표는 오르지 않았다. 실적은 50.2% → 62.8% → 53.3% → 66.3%로 해마다 10%p 안팎을 오르내렸다. 이 의원은 이것이 농협의 판매역량 문제인지, 작황·정부 수매 등 외부요인 탓인지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2차 계획의 중점 관리지표 최종목표는 1차와 사실상 같았다. 책임판매비율(원예 39%, 양곡 59%)과 산지유통점유율(원예 75%, 양곡 60%)은 숫자 하나 바뀌지 않았고, 소매유통점유율만 15%에서 18%로 3%p 올랐다.
이 의원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그간의 추진 과정을 평가·반성하고 계획을 새로 세웠어야 한다”며 “1차 계획을 시한만 늘려 2차로 연장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투자는 크게 줄었다. 1차 때는 9년간 3조 3,014억 원을 계획해 3조 136억 원을 집행했지만, 2차는 5년간 3,300억 원을 계획해 2,968억 원을 집행했다. 총액은 10분의 1, 연평균으로 따져도 약 3,348억 원에서 594억 원으로 5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이 의원은 “같은 목표를 두고 투자를 10분의 1로 줄이면서 목표 달성을 기대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2차 계획 예산의 전체 집행률은 89.9%였지만, 사업별로는 계획과 실제 집행이 크게 어긋났다.
양곡창고 개보수는 77억 원을 계획했으나 2.8배인 217억 원을 집행해 140억 원이 늘었다(집행률 281.8%). 반대로 안성미양물류단지는 565억 원 계획 중 38억 원만 집행해 집행률이 6.7%에 그쳤다.
13개 과제 가운데 6개는 계획보다 많이 집행했고(195억 원 초과), 6개는 계획대로, 1개는 거의 집행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예산을 얼마나 썼는지는 성과가 아니다”라며 “집행률 89.9%를 사업 성과처럼 내세워 착시를 유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개호 의원은 “신경분리의 명분은 금융에서 번 돈으로 경제사업을 키워 농민의 농산물을 제값에 팔아주겠다는 것이었다”며 “14년이 지난 지금 책임판매는 여전히 50%에 못 미치고, 투자는 10분의 1로 줄었다”며 “1·2차 계획의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목표와 투자 규모를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