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신문] 공직자 필수교육으로 해마다 청렴교육을 이수하면서 수많은 청렴 관련 일화를 접해왔다. 그 중 마음에 남는 일화가 하나 있다.

“공직자를 위한 신 목민심서”에 나오는 유의의 일화이다. 다산이 공무 때문에 홍주 목사로 있는 유의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물으니 한양의 고위관리들이 자신에게 사적인 편지를 보내는 바람에 편지는 일절 읽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다.

공무 때문이라면 공문을 보내면 될 것을 왜 편지로 보냈냐고 하여, 다산은 청탁의 빌미를 애초부터 없애려고 하는 유의의 의지를 깨닫게 되었다는 내용이다.“이렇게까지 한다고?” 할 정도로 참으로 굳은 의지요 엄격한 자기 관리다.

이러한 엄격함에 대해 “융통성이 없다.” “꽉 막혔다.”하는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청렴은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엄격하고 굳은 의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융통성이라는 명분으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다면 청렴의 기준이 견고하게 서지 못할 것이다.

이 일화에서 다산은 유의의 견고한 의지를 깨닫고 존중한다. 이러한 태도가 우리 사회에 청렴을 뿌리내리는 중요한 자세라 생각한다. 시류에 편승해 자신의 이익을 잘 챙기는 사람이 현명하고 양심을 챙기다 손해를 보는 사람은 현명하지 못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만연해진다면, 청탁으로 공정은 무너지고 욕심으로 안전도 흔들리게 될 것이다.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일, 청렴한 사람을 존경하고 청렴한 행동을 격려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자. 그것이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세우고 결국에는 진정한 나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