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신문 = 문상준 기자] 유치원 원아들이 고사리 손으로 만든 기념품을 팔아 얻은 수익금을 ‘제주어 살리기’ 후원금으로 보내와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제주어연구소(이사장 강영봉)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 소개 제주충신유치원(원장 이예한) 원아들이 자신들이 만든 기념품을 학부모에게 팔아 얻은 수익금 25만 원을 제주어 후원금으로 보내왔다.

이 후원금은 충신유치원 성실한반(담임 정유림, 홍기은) 원아 30명이 국립제주박물관과 관광지를 견학한 후에 자신들이 직접 관광기념품을 만들어 판매해 모은 것이다.

아이들은 이를 위해 지난 9월 1일부터 16일까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면서 제주색이 물씬한 열쇠고리, 가방, 엽서, 파우치 등 기념품을 정성껏 만들었다.

아이들의 정성이 모아진 기념품은 9월 22일 유치원 마당에서 학부모 대상으로 판매를 겸한 전시를 하였다. 이를 지켜본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뜻에 힘을 보탰다.
자신들이 제작한 기념품을 팔아 얻은 수익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던 아이들. 담임 선생님과 함께 제주를 위해 애쓰는 환경 단체와 제주어 단체 등 여러 단체의 누리집 등에서 활동상을 엿보며 후원 단체를 찾았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의 선택 받은 곳이 (사)제주어연구소다.

성실한반 담임교사 정유림 씨는 “평소 아이들과 함께 제주어 노래를 많이 불렀었다. 아이들도 제주어 노래를 많이 좋아하고, 한글날이 있는 10월에 제주어를 살리는 데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뜻깊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사)제주어연구소 강영봉 이사장은 “제주충신유치원에서 아이들의 후원의 뜻을 전해 듣고 잠시 고민이 되었다”면서도 “아이들의 갸륵한 정성과 뜻이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후원금을 받게 되었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유치원의 노력에 가슴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사)제주어연구소는 내년 2월 발간 예정인 기관지 ≪제주어≫ 6호 발간비에 이 후원금을 보태는 한편 이들의 기부 내역을 책자에 밝혀 고마움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