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신문] 서귀포시 기초연금 통합관리 담당자로 2년차인 나의 주 상담고객은 기초연금수급자인 24,000명의 고령자 어르신들이다. 기초연금 지급액이 줄어들거나, 수급자격이 중지된다는 안내문을 받고 전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달 월급처럼 매월 25일에 따박 따박 들어오던 기초연금액이 갑자기 몇 만원이 줄어들던가, 아예 안 들어왔다면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는가. 상심하시거나 화난 고령 어르신들을 상담하는 일은 매번 느끼지만 쉽지 않다.

소득인정액이니, 재산의 소득환산액이니, 어려운 행정 용어을 이해 시키기도 어렵지만 청력저하로 잘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있는 일이라서 마치 녹음기를 반복재생한 것처럼 기본 3~4번을 반복해서 상담하다 보면 힘도 들고 목도 아프다. 그래도 나는 전화기 너머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을 얼굴 모르는 삼춘을 큰 소리로 부른다

“삼춘 일안하시다가 일다니게 되서 월급 받아 부니까 소득이 생경 어쩔수 없이 기초연금이 줄어수다게~ 다음 기회에 혹시 소득이 줄면 기초연금 최고로 다 받을 수 이수다. 너무 상심마심서예~”하고 큰 목소리로 제주어로 얘기하다 보면 옆에서 듣던 동료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2년간 어르신들을 상담하면서 익힌 나의 소통의 노하우는 전화기 너머의 어르신들의 상황에 최대한 맞춰서 진행하는 것이다. 이해가 늦으신 분은 되도록 평이한 단어를 사용하면서 반복해서 천천이 설명 드리고 청력이 떨어진 분은 창피함을 무릎 쓰고 되도록 이면 큰 목소리로 천천이 말을 하려고 애쓰게 된다.

친절행정은 민원인을 대할 때 공직자들의 친절한 소통행위를 통해서 완성된다고 믿고 있다.

서귀포시에서는 맞춤형 친절서비스 제공으로 시민과 공직자 모두 만족하는 친절 행정구현을 위해 부서별로 친절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주민복지과에서는 정보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취득할 수 있고, 민·관의 다양한 복지자원 정보를 알기 쉽고 찾기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손에 잡히는 복지정보』 안내 책자 제작하여 주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맞춤형의 통합복지서비스로 삶의 질 향상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친절시책 추진과 반복적인 친절 교육을 받으면서 공무원의 한사람으로서 점점 더 친절행정과 친숙해짐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민원인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사무실로 찾아오기 전에 미리 솔선수범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궁금증을 한가지라도 더 풀어드리려는 적극적인 노력들이 더해질 때 불친절에서 친절행정으로 다가가는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바라본 우리 서귀포시 노인분들은 참 마음도 넓고 이해심도 좋고, 정이 많으신 것 같다. 이런 노인분들을 위하여 매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나날이 더욱 새로워짐)하는 마음으로 기초연금 통합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인분들이 불리하게 적용되는 사항이 없도록 꼼꼼히 소득, 재산 변동을 체크 하면서 수급자 관리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행정직이지만 사회복지업무를 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혜택을 줄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어서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행복한 공직생활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