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신문] 아침부터 민원인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집에 비가 새 엉망이니 현장을 보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다. 직원과 다급히 가구를 방문했다. 민원인과 대책을 의논하던 중 민원인이 대뜸 공무원 빽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달라는 것이었다. 직원과 나는 공무원의 청렴에 대해 에둘러 말하며 상담을 마무리했다.

공직생활을 하다보면 이렇게 민원인들 뿐만 아니라 친구 혹은 주변 지인들로
부터 공무원 빽을 찾는 전화가 가끔 걸려온다. 어느 부서에 누구 아느냐 혹은 아는 사람이 없느냐며 공무원 빽을 얘기한다. 그러면 나는 어디에서 파는 공무원 가방이냐, 있어도 고장난지 오래다 웃어 말하며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알리며 전화를 끊는다.

2016년 청탁금지법, 2022년 이행충돌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우리사회는 청렴해
지고 있다. 반부패운동 비정부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는 올 1월‘2023년 국가별 부패인식 지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80개국 중 32위(63점)를 차지
했다. 2016년 52위에서 상당히 청렴해졌음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은 멀다. 70점을 넘어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로 평가되는 데, 우리나라가 얻은 63점은 절대 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뉴스에서는 티메프 사태, 은행직원 횡령, 공무원 횡령 등 부정부패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우리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여 공무원 행동강령과 청탁금지법 등을 준수하며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등 높은 윤리의식을 지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