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는 도시와 농촌의 구분이 없습니다.
[헤럴드신문] 연이어 알려지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뉴스는 그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만들고 있다.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가족 곁을 떠난 어린 생명과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가장의 죽음, 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참담한 일들은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일상의 복귀를 서두르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한번 돌아보라는 뼈아픈 메시지로 여겨진다.
이전부터 우리는 음주에 대해 관대한 면이 있었다. 음주를 통해 대인관계를 다지며 흥과 정을 나누다보니 음주는 할 줄 알아야하는 행위, 필요에 의해서 해야 하는 행위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음주에서 파생되는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관대한 부분이 있었다.
농촌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고된 농사일을 버티기 위해 막걸리 한 잔 주거니 받거니 정을 나누다 몰고 온 이륜차나 경운기를 그대로 몰고 집으로 돌아간다. 특히, 봄철 농번기에 교통사고가 집중된다는 점은 위와 같은 생각을 뒷받침해준다.
농기계 교통사고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음주운전이다. 그리고 경찰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농기계 교통사고는 치사율이 일반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그것보다 13배나 높았다고 한다. 그릇된 생각으로 인한 후과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서 처벌을 강화하고 차량 또는 농기계에 특수한 장치를 장착하는 등의 노력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명확한 인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음주운전에는 예외가 있어서도 안 되며 이유가 있어서도 안 된다.
‘농촌지역에는 차량이 없으니 사고가 날 일이 없다’, ‘수십 년 동안 몰아온 기계인데 술을 먹어도 조작하는 데 하등 문제되지 않는다’ 등의 어리석은 생각을 버리는 데 일말의 고민도 없어야 한다. 음주운전을 행한 대가가 내 자신과 가족, 나아가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깊게 새겨야 한다.
음주운전은 사람도 가리지 않고 지역도 가리지 않는다. 남녀노소, 도시와 농촌을 따지지 않는다. 병폐의 고약하고 지독하기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저리가라 할 정도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을 목격한 지금이 우리 모두 음주운전을 뿌리 뽑자는 단호한 결의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음주운전 없는 농촌을 시작으로 전 국민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슬퍼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