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신문] 여러분은 마음이 답답하고 시원한 숨을 쉬고 싶을 때, 자존심을 내려놓고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는지요?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지만 겨우내 찬바람을 이겨내고 살짝 꽃을 피우는 계절입니다.

저번 주에 눈빛만 봐도 편안하고 대화가 끊겨도 어색하지 않고 그러려니 하고 만나는 친구들과 왕이메오름을 걸었다. 걷다 보니 노란 꽃망울이 너무나 예쁜 복수초가 우리를 반겼다.

복수초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우리는 다들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행복한 삶의 기준과 살아가는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가족의 무사안녕과 건강은 정말로 기본이고 주변 사람들의 편안함 또한 나의 행복의 가치를 좌우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25년을 넘기고 있지만 올해는 유독 마음이 헛헛하다.
헛헛한 마음을 비울려고 오름을 걷다 보니 노란 복수초뿐만 아니라 작은 돌맹이와 이끼 틈 사이로 아주 조그맣고 초록색이 너무도 투명해서 예쁜 꽃이 보였다.

주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작가들에게 물어보니 변산바람꽃이란다. 처음 보는 꽃인데 너무 신기하고 보는 순간 힘들었던 생각은 없어지고헛헛한 마음이 한결 좋아졌다.

변산바람꽃말은 기다림이란다. 옛 어른들은 어렵고 힘들 때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나의 헛헛한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으지려나 하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여러분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지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고 손을 잡아달라고 말하세요.
나도 마음의 상처가 커서 혼자 스스로 헛헛함을 달랠 수가 없어서 위로해 달라고 직접 말하고 위로를 받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여러분은 진정 혼자가 아니에요. 겨울이 지나 꽃 피는 춘삼월이 오고 있어요.마음 맞는 친구들과 들과 산으로 걸으면서 자연을 만끽하세요. 그리고 우리 모두 힘내봐요.